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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 간,세금 보고 철이 다가오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일벌레,지독한 여자,등등으로 불리워지는 그 녀,

내 청춘의 날들 속에서도 역시 지독한 여자로 각인되어 있는 친구이다.


수 십 년간 그 녀는 그 녀의 가게에서 자주 동창들에게 돌아 가면서 전화를 걸었다.

한 번 걸었다 하면 한 시간 내내,세계에 걸쳐 흩어져 있는 동문들의 소식을 전해 주었다.

대화의 상대가 그리운 많은 사람들 중에 한 사람인 그녀인지라 나는 잘 들어 주곤하였다.

그런 전화가 몇 년째 뜸하더니 3년 전,뜬금없이 그 녀의 애교스런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나는 그녀에게 어디 몸이 아펐냐고,그 동안 즐겨하던 전화일을 마다했으니,그렇게 물었더니

대상포진으로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한다.

나는 그녀에게 그 무슨 극한의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있었냐 물었더니

그녀는 꽁꽁 뭉쳐졌던 실타래 푸르듯 사연을 풀어 놓는다.


IMF 사건 당시,그 녀는 그 동안 축척해 온 상당한 현금을 한국으로 반출하여

빌딩들을 매입하였다고,

그 후 계속적으로 현금을 한국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믿는 도끼에 발을 찍혀도 이만저만이 아니였다고,

그렇게도 친하게 지내던 바로 1년 선배 부부에게 사기를 엄청 당했다고,

그들에게 거액을 부탁한 적이 있었는데,그들 부부가 한국에 도착 후,

찜질방에 들어가서 있는 동안, 사물함에 넣어 둔 현금을 도난 당했다고 전화가 왔단다.

나는 그녀에게 거액이라면 십 만달라는 되냐고 물었더니,십 만달라면 아무것도 아니지,

그런 대답을 듣고 깜짝 놀랐다.


나는 그 녀에게 말하기를,

우선 네가 겪었던 그 어려움,인간관계에서의 배신감에 위로를 표한다.

그러나 한국입국시엔 현금 만 불 이상은 꼭 보고를 해야 하는 것 알면서도

법망을 피해 나갔다는 것은 옳은 선택이 아니였다.

그런데 자주 거액을 남을 통하여 한국으로 옮겼다는 것은 정말 옳치 못한 선택이였다.

이번 일로 분명 느낀 것이 있을테니 앞으로는 그런 선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잠시 침묵을 지키던 그 녀는

"야,일 년에 수 십만 불의 인컴택스를 미국에다 내는데,그 까짓것 아무것도 아니지,

그게 뭐 대수라고..."

나는 그녀가 궁전과 같은 맨션까지 소유하고,뉴욕에 한국에 빌딩들까지 소유하고 았음을

동문들 소식통에 들어 알고 있지만 와~~,대단하구나.생각을 하면서 그녀에게

"나는 네가 많은 세금을 미국정부에 내고 있음을 알고 있어,

그러나 그 것과 법망을 빠져 나가는 것과는 성질이 다른 것이지.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남을 원망하기 전에 자신을 살펴야 한다는 것 알잖아.

그리고 그 사건을 통하여 다음엔 결코 그런 잘못된 선택은 말아야지 하는 결단이 필요하고."


이미 샐쭉해진 그 녀의 음성과 얼머무리는 변명,

친구이기에 불편한 진실로 그 녀의 골수를 찔러 준 나는

어쩌면 우리의 관계는 여기서 끝장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 녀의 건강과 행복만의 선택을 빌고 그 녀도 어영부영하는 동안  전화선은 뚝 끊어졌다.


세금보고

얼마나 많은 수의 사람들이 정직하게 보고할까?

세금보고 하는 순간에 그 얼마나 많은 이들이 고심을 할까?

이 정도는 뭐,수입도 줄이고,공제도 부풀리고,더 나아가서는 유령공제며,


우리가 내는 세금으로 이 사회는 돌아간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대부분의 국민들,

하다못해 집을 나서면 밟는 길,차를 타고 달리는 대로,

우리의 세금으로 유지된다는 그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공공기관은 모두 우리의 세금으로 운영,유지되는데 말이다.


탈세는 끔찍하게 하면서 사회에 기부금은 세상 떠들썩하게 드러나도록 해야

직성이 풀리는 이 아이러닉한 현실을 보면서,역시 나를 점검하게 한다.


한 순간을 살더라도 자유롭게 살자~~

이는 역시 정직함이 우선이다.

정직하면 자유로워 지는 법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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