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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완벽한 하루

권 영 조


  수십 년 동안의 미국 생활에서 나의 가슴에 편안하게 와 닿는 몇 가지 영어 표현들이 있다.

  그중에 하나는 특히 이곳 California로 이주해 온 후 자주 들어온 ‘Another Perfect Day’이다. 굳이 한국말로 번역한다면 ‘또 하나의 완벽한 하루’이다.

  가끔 듣는 FM 91.5 라디오 아나운서나 이곳 Laguna Woods에서 만나는 미국인 Golfer들로부터 자주(?) 듣는 표현이다. 처음에는 좋은 날씨를 즐기려는 마음을 표현하는 말이려니 하고 무심히 들었으나, 그동안 감사함과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은퇴생활에서 나 자신이 자주 공감하게 되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한국의 철학자이자 훌륭한 수필가 김형석 교수님의 수필집에서 읽은 문장이 생각나서 옮겨본다.

  “저 맑고 푸른 하늘, 유유히 넘나드는 넓은 바다의 파도, 우거진 숲속의 고요함, 제각기 다른 위치에서 밤하늘을 빛내주는 별들, 이유도 없이 깊은 사랑을 속삭일 수 있는 이성들......”

  이 모든 아름답고 귀한 것들이 나를 위하여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리고 이 아름다움과 조화 속에 잠겨 볼 수 있다면, 그것이 곧 즐거운 삶이며 아름다움이 주는 행복이 아닐까? 하지만 왜 많은 사람은 같은 것을 보고 경험하면서 기쁘게 혹은 슬프게도 느끼는 것일까?


   흔히 말하기를 두 사람이 대화하고 있을 때 이야기를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대화 내용에 대한 느낌은 서로 다르다고 한다. 사람들은 흔히 ‘객관적인 입장 혹은 견해’라는 말을 쓴다. 진실로 절대적인 의미에서의 ‘객관적......’이라는 것이 존재할까?


  나는 인생에 대한 불만을 토론하는 환자들에게 가끔 이런 예를 들려주곤 했다.

  “두 사람 A와 B가 똑같이 $100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A는 $101을 가졌으면 하고, B는 $10,000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A는 $1이 모자라지만 노력해서 쉽게 얻을 수 있기에 어렵지 않게 만족할 수 있다. 그러나 똑같은 $100을 가지고 있는 B는 본인의 기대감과 욕심 때문에 모자라는 $9,900을 생각할 때마다 분노와 절망적인 자포자기 상태로 들어갈 수 있다. 이것은 몇 천 년을 내려오며 우리에게 바람직한 인간의 자세를 가르쳐 주는 좋은 말씀 중의 하나인 노자의 도덕경에 있는 ‘지족자부(知足者富)’ 즉 ‘만족함을 아는 사람은 이미 부유하다’를 생각하게 한다.


  2~3월경이면 이곳 Laguna Woods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푸른 물감이 뚝뚝 떨어질 듯한 청명한 하늘, 간단히 장난스럽게 떠 있는 구름 조각들, 멀리 보이는 Mt. BALDY 머리 꼭대기에 살짝 덮여있는 순결해 보이는 눈, 특히 Golf Course 1번과 5번(Par 3) 홀 Tee Box 주위에 가슴이 저리도록 선명한 빨간색의 꽃들을 보며, 동반한 미국인 Golfer가 “It is another Perfect Day" 라고 할 때 비록 서로 다른 인생의 배경과는 관계없이 참으로 공감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아름다운 것인가. 특히 나의 Tee Shot이 Green에 안착했을 때에는 따뜻하고 흐뭇한 기운이 가슴에 스며들며 이것이야말로 “Perfect Day”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언뜻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진정한 아름다움은 객관적이며 절대적인 진실인 것 같다.


  이 선명한 진홍색 꽃나무의 이름이 궁금하여 몇몇 분에게 물었으나, 답을 얻지 못하던 중, 어느 날 한국 여자 Golfer께서 친절하게 spelling까지 정확하게 적어 주었다.


  이 꽃의 이름이 “Bougainvillea, 뷰겐빌리아”이다. 이 열대성 덩굴식물은 몇 가지 다른 색깔의 꽃들이 있지만 빨간색이 몹시 유혹적이다. 특이한 것은 이 빨간 꽃잎처럼 보이는 것은 포엽(Bract)이라는 것으로 덩굴나무 잎(Leaf)의 일부가 변형되어 마치 꽃처럼 보이며 작고 가냘픈 하얀 꽃봉오리를 보호하는 역할과 함께 그 아름다움으로 벌이나 나비 등을 끌어들이는 역할도 하는 것 같다. 자연의 오묘함과 신기함에 절로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 꽃 이름은 1700년대 프랑스 제독이며 탐험가인 Louis-Antoine de Bougainville에서 유래된 것이다. 이 사람은 프랑스 사람으로는 처음으로 세계 일주 항해를 했으며 Canada의 7년 전쟁(프랑스와 American Indian War)과 미국 독립전쟁에도 (영국에 대항해서) 참여했으며 태평양의 Papua New Guinea에는 이 분의 이름을 딴 Bougainville Island가 있다.


  얼마 전 아내와 함께 집에서 오랜만에 한가한 오후를 지내던 중 초인종이 울리는 소리에 문을 열어보니 이웃집 손녀인 듯한 열두어 살 되어 보이는 얌전하게 생긴 소녀가 종이 한장을 건네주는데 무엇이냐고 물으니 좋은 소식을 가지고 왔으니 읽어 보라는 것이다. 웃음을 상징하는 그림과 자신이 예쁘고 정성스럽게 쓴 몇 줄의 문장인데 참으로 순수하고 아름다웠다.

  "I will smile tomorrow, I was smiling yesterday. I am smiling today. It is simply because life is too short to cry for anything that is worthless.

  Have a great day and don't forget to smile."

  어린 소녀의 소박한 행동이 ‘또 하나의 완벽한 하루’를 나에게 준 것 같다.


  지난 반년 동안 나와 더불어 존재하고 있는 암의 지표가 살금살금 올라가기 시작해서 암 전문의를 평소보다 자주 방문해 왔다. 며칠 전 최근 방문에서 왠지 모르게 암의 지표가 약간 내려갔다. 내 아내보다 더 좋아하고(?) 흥분하는 암 전문의를 보고 있자니 삶이란 그렇게 어렵고 힘 드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또다시 들었다. 몇 가지 검사를 해야 하지만 특별한 증상이 없으면 석 달 후에 보자고 했다. 어쩌다 보니 석달 살이 인생이 되었나 보다.

  그러나 하루살이의 운명보다는 훨씬 좋은 것이 아닌가? 앞으로의 석달 동안 또 몇 번이나 “Another Perfect Day"를 느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다시 한 번 감사한 마음을 불러들인다.


  얼마 전 내가 약간의 도움을 주고 있는 한인 봉사회관 사무실 벽에 걸려 있는 Vincent Van Gogh의 Starry Night(별이 빛나는 밤: 이것은 몇 개의 Starry Night 중에 Vincent Van Gogh가 Saint Paul에 도착한 후에 그린 것이다)를 유심히 보던 중, 이 그림이 Puzzle 조각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을 깨달았다. 하나하나 떼어 놓고 보면 별것 아닌 Puzzle 조각들이 좋은 그림을 구성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요소라는 것을 생각하니 데카르트의(Descartes) 존재론적 확신(Ontological Certainty)을 언급할 필요도 없이 아직도 이 세상에의 일원으로 사고(思考 Thinking)하고 있는 나의 존재가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한 사람, 한 그루의 나무, 하나의 까마귀, 벌레 모두가 Puzzle 조각처럼 이 세상을 구성한 중요한 요소이다.


  유명한 정치가(?), 사상가, 학자가 되어야 인간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볼 수 있겠는가? 이곳 Laguna Woods Village처럼 긍정적(Positive)인 공동체의 일원으로 즉 L.W.V.를 구성하는 한 조각의 Puzzle로써 나의 존재가 의미가 있으며, 오늘도 나의 본분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Another Perfect Day"를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닐까?


  소노 아야꼬(曾野綾子 일본 여류작가)의 계로록(戒老錄)에 의하면

  “70세를 넘으면 언제 죽어도 괜찮기에 장례식에서 우는 대신 모두 술 마시고 노래를 불러달라고 유언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전력을 다해서 살아왔기에 여한은 없다는 정도가 된다면 죽더라도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상쾌한 기분을 남겨 줄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소노 아야꼬의 “나는 이렇게 나이가 들고 싶다.”의 목록 중 몇 가지를 소개할까 한다.

  1) 다른 사람의 생활 방법에 대해서 왈가왈부하지 말고 그대로 인정할 것.

  2) 모든 일은 스스로 하려고 노력할 것.

  3) 같은 연배끼리 사귀는 것이 노후를 충실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4) 보편적으로 자신이 옳다고만 생각하지 않을 것.

  5) 혼자서 즐기는 습관을 기를 것.

  6) 무언가(말을) 남기고 떠나야지 하는 생각을 버린다.

  7) 행복한 일생도, 불행한 인생도 일장춘몽.

  8) 노년의 가장 멋진 일은 사람들 간의 화해.

  9) 노인이라는 것은 지위도, 자격도 아니다.

  10) 어떠한 일에도 감사의 표현을.

2016년 5월 Laguna Woods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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