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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마지막 선물

2019.11.22 10:21

민공기 Views:490

마지막 선물

민공기

In loving memory of our daughter Katherine (경희)

Dedicated writer and tea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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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1959 - March 2019)

사랑하는 우리 딸 경희 영전에

 

Katherine은 우리 부부가 University of Illinois 대학원 학생으로 있었던 Champaign-Urbana에서 1959년 3월에 우리 첫째 딸로 태어나고, 올해(2019년) 3월에 소설 수필 작가로 또 대학교수로 창작활동에 그득찬 60년 생애를 끝 마쳤다. 환갑 생일인 3월16일을 지낸 다음날 17일에, 가족 생일이나 명절때면 틀림없이 제 시간에 선물을 보내던 시간을 잘 지켰던 경희다운 죽음이었다.

Katherine은 어렸을때 부터 글 쓰는 길을 찾았다. 그 일생을 통해서 그 길에서 헛나가지 않았다. 그의 자서전적인 수필에 이렇게 써 있다. “I was a born liar. I began telling colorful lies on the playground in elementary school and writing an illustrated picturesque novel.” 시간만 있으면 공책에 자기자신을 백설공주 같은 주인공으로, 이런 “거짓말”을 “소설” 로 승화시키고, 크레용으로 채색에 열중하는 Katherine을 우리 부부는 큰 호기심을 갖고 보았다.

대학은 나의 모교인 Amherst College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은 Columbia School of Journalism에서 Master를 받았다. 순 문학을 계속하겠다는 Katherine의 단 한번의 타협이었다. 글은 계속해서 쓸 수 있는 journalism이니까. Columbia 신문학과를 마친 후 Katherine은 Boston Phoenix와 서울의 Korea Herald에서 2년동안 기자 생활을 한다. Korea Herald에서는 “Random Thoughts” (이 생각 저 생각)이라는 자기 column을 쓰기도 했다.

Katherine의 문예 작가로서의 활동은 한국에서 돌아온 후 New Hampshire의 Plymouth State University 교수로 정착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그의 작품이 Ploughshires, Prairie Schooner, The Threepenny Review 등 문예잡지에 출판되기 시작하고 National Endowment for the Arts Grant, New Hampshire State Council for the Arts Fellowship 등을 수여받았다.

2006년에 그녀의 대표적인 소설 “Secondhand World “(이차적인 세계)가 Alfred A. Knopf 사에서 출판되고(이 소설의 이태리어 번역판이 2011년에 출판됐다.) 2007년엔 University of North Carolina Asheville 영문과 교수로 자리를 옮긴다. 그후 Yaddo, MilayColony, MacDowell등 artist resident로서 창작활동을 계속하고 2012년에는 The Sherwood Anderson Foundation Fiction Award를 받았다.

문예인으로 또 대학교수로서의 활동이 한참인 이때 2014년 뜻밖에 Katherine은 유방암 진단을 받는다.

이때부터 Katherine은 소설보다 암과 투병하고 있는 문인으로서의 자서전적인 수필을 쓰기 시작한다.

계속하는 chemotherapy로 지친 상태에서 “글을 쓴다는 것”을 다시 생각해 본다.

 

WRITING WHEN YOUR LIFE DEPENDS ON IT (삶에 필수적인 글쓰기)                                              (Katherine Min Nov. 6 2018)                                                                                             “Mark Twain once said, “The two most important days in your life are the day you are born and the day you find out why.” However, my illness has destabilized and unseated parts of my identity, as much as I have doubted, second-guessed, procrastinated, changed genres, swapped out projects, angsted, and denied, I am still a writer, and I will do what a writer does. I will go out into the world, to see, and feel, and listen, and I will retreat from it, to reflect, report, and record, and in so doing, I will bear witness to my own life. Act and do and make and choose. No victim here.”

 “우리 생애에서 제일 중요한 날은 첫째 내가 태어난 날과 두번째는 ‘내가 왜 태어났나’를 알게 되는 날이다” (Mark Twain). 나의 마음이 내 병에서 오는 아픔 고통 의혹 때문에 혹시 흔들릴 때가 있을지언정 나는 작가이고, 작가가 할 일을 계속 할 것이다. 나는 바깥 세상에 나가서 보고 느끼고 듣고, 그것을 사색하고 기록하고 글로 옮길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내 자신 내 삶의 증인이 되겠다. 행동과 창작과 선택. 수동적인 피해자는 이곳엔 없다.”

 

일생을 문예작가로 살고 떠난 Katherine의 타협 없는 긍지와 투혼을 잘 나타낸 일종의 선언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2017년 10월 Johns Hopkins Peabody Institute에서 Katherine 수필 낭독과 음악의 밤이 있었는데, 특히 그녀의 글에 감동받은 한 작곡가의 첼로와 피아노 협주곡이 발표되었다.

“Falling Still: An Evening of Music For Cello and Piano, Inspired By The Writings of Katherine Min”

“Falling Still”은 여기서 읽은 한 수필의 제목인데 점점 악화하는 건강상태를 비유한 것이다. 같은 program은 다음날 Bucknell University에서도 반복됐다.

 2018년 여름 우리는 딸 아들과 뉴욕 시에서 일주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사 먹기 좋아하는 우리는 전부터 좋아했던 음식점을 찾아다녔고 “11 Madison Park”라는 이름난 restaurant에서 우리 결혼 60년 anniversary를 축하해 주었다. Katherine은 이때만 해도 좀 피로는 했지만 잘 먹고 잘 이야기하고 오는 Thanksgiving은 사촌들 하고 Washington DC에서 지낼 계획을 짜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 가족이 모다 같이 여행하는 것은 이것이 마지막이 되었다. Katherine은 암이 폐에 전이되면서 산소탱크를 쓰기 시작하였다.

 그후 우리 가족은 Thanksgiving, Christmas를 모두 North Carolina, Asheville에 있는 Katherine 집에서 지냈다. 우리 부부는 과거 어느때보다 Katherine과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나는 Katherine하고 참으로 많은 것을 이야기했다. 

어렸을 때의 추억, 대학 시절때 이야기, 모교 Amherst College의 시인 Robert Frost의 “Road Not Taken”(택하지 않은 길)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Katherine는 또 우주의 진화에 관해서 알고 싶어했다. 팽창하는 우주의 종말은?

하루는 Katherine이 물어보았다.                                                                                               “Dad, did you read the New York Times article Why we struggle to say I love you?” (아버지, 이 글 읽어 봤어?)                                                                                                              

왜 우리에게는 “I love you.”라는 말 하기가 그렇게 어려운가?

저명한 월남인 작가 Viet Thanh Nguyen이 New York Times에 쓴 이 글은 내가 그 며칠 전에 읽었고 기회가 있으면 Katherine하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생각하던 중이었다.                                                  이 논문의 내용은 백인에 비해서 Asian-American은 “I love you” 라는 말을 못한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부모에 있어서 더 심각한데 진심으로 “love”를 느끼면서도 말로 표현 하는 데는 자의식이 앞서고 어색함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우리에게 적중한 말이라고 생각했다.

 “Well, I think something in Asian cultures tends to prefer expressing our feelings indirectly rather than directly. You can see this in Japanese Haiku for instance…”

“글쎄 동양문화에는 감정표현을 직접적으로 표시하는 것보다 간접적으로 암시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 아닌가? 가령 일본의 haiku에서 보듯이.”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1990년경 Katherine이 쓴 단편소설 “The one who goes the farthest away” (제일 먼 길로 떠난 친구) 생각이 났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경수”(Kyoungsu)라는 이름의 대학교수인데 30년만에 서울에서 고등학교때 친구들과 동창회에서 만난다. 옛날 이야기, 동창생들의 최근 소식 등으로 술잔이 돌아간 후 경수가 한국 대학으로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미국의 안정된 대학 자리를 버리고 왜 돌아오는지 모두들 궁금해한다.

 “… “I know why I wanted to come back” he said quietly. He wanted to say that America was a country where there was only the future. From the day he had arrived with twenty-five dollars in his pocket, he had been swept forward into tomorrow and next day, and by the driving possibilities of life without tradition, without the past. There were no memories for him in America”

 경수에게는 미국은 미래만을 바라보고 일직선으로 돌진하는 나라, 과거가 없는 나라인 것이다. 미국에는 그에게 추억이 없었다. 동창회가 끝나고 집으로 갈 때가 됐다. 경수가 묵고 있는 형님집까지 차로 데려다 주겠다는 친구에게 경수는 말한다.

“ “No, no” he said. I am alright. I will walk. As he watched his classmates retreat into the shadows, he saw their young faces clearly; smooth, blinking with an innocence that bestowed upon the world newness, their mouths calling to him in childish voices, their smiles like promises to one another. He realized how much it had cost him to leave them, how much it would continue to cost him.”

(저녁 어둠 속으로 떠나가는 친구들 뒷모습을 보면서 경수는 그들의 젊었을 때의 주름살 없는 동안을 생각 해본다. 그들이 소년다운 목소리로 밝은 앞날을 서로 기약함을 듣는다. 아 참으로 좋은 나의 친구들. 이 친구들과 떨어져 산 긴 세월을 느끼는 경수. 이제 또 얼마나 긴 세월을.)

 Katherine이 이 소설을 쓴 1987년경 나는 새로 생긴 포항공대 (Postech)에서 물리과 과장 자리 offer를 받고 이 소설의 주인공 경수와 비슷한 처지에 있었다.

경수는 끝내 한국으로 돌아 갔을까?

만일에 가공의 인물 “경수”의 모델이 나였다면 Katherine은 이 소설에서 간접적으로 나에게 한국행을 권고한 것인지도 모른다.

 경희한테 이 소설의 주인공이 나냐고 물어보았다. 내 딸은 웃기만 하고 대답은 없었다.

그 웃음에서 나는 이 소설에서 내 딸이 간접적으로 나에게 “I love you.”라고 말하는 것을 느꼈고 곧 “Thank you for writing that story. I love you so much” 라고 대답했다.

“The one who goes the farthest” (제일 먼 길로 떠난 친구).                                                       이 소설은 Katherine이 나에게 남겨준 귀중한 사랑의 선물이다.

 금년(2019) 일월에 Katherine는 폐염으로 Intense Care 치료를 받은 후 hospice로 옮기고, 그 곁에 딸, 아들 (Kayla 30, Clay 25), 동생(Kollin 52)들이 마지막 두 달을 같이 지냈다. Hospice 의사 말에 의하면 환자의 평균 체류기간은 두 달이라고 했다.

 3월16일은 Katherine의 환갑 생일이다. Hospice로 옮긴 것이 1월 중순, 두 달 후 Katherine의 건강 상태는? 마지막이 될지 모를 그의 생일을 어떻게 지낼까?

 2월, 3월에 들어가면서 Katherine은 자는 시간이 늘어나고 정상적인 의식 상태로 우리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은 줄어 갔다. 그러나 그의 표정은 더 부드럽고 미소를 띠고 있었다. 자기 생일에는 가족 친구들과 자기 방에서 축하 파티를 해 달라고 부탁했다. 나는 필경 마지막이 될 생일 선물을 생각해 보았다. 오랜 struggle후 부녀간에 이루어진 “I love you”이지만 이것으론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영어와 한국말, 이 두 언어가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두 세개의 대립 갈등 화해. 이것이야말로 Katherine 문학의 leitmotif가 아니었던가?

 그렇다. 내가 우리 딸 Katherine, 경희에게 주는 마지막 생일 선물은 나의 육성으로 직접화법으로 큰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다. “경희야, 아버지는 너를 진심으로 사랑해. 언제나 그랬듯이.”

 3월16일 Katherine의 의식이 깨어 있는 짧은 시간이지만 가족 친구들과 함께 마지막 birthday party를 지낸 다음 날 아침, Katherine은 딸 Kayla, 아들 Clay의 손을 잡은 채 편안히 잠들었다.

글쓰기로 살고 글을 쓰다가 죽은 자랑스러운 우리 딸 경희에게 다시 한번 안녕, 정말로 사랑해.              어머니. 아버지.

 

Epilogue

(Katherine의 소설 Secondhand World에서)

 “It is a secondhand world we are born into. What is novel to us is only so because we are newborn, and what we cannot see, that has come before— what our parents have seen and been and done—are the hand-me-downs we begin to wear as swaddling clothes, even as we are naked. The flaw runs through us, implicating us in its imperfection even as it separates us, delivers us onto opposite sides of a chasm. It is both terribly beautiful and terribly sad, but it is finally, the fault in the universe that gives us birth to us all.”


“우리는 모두가 두번째 세계에 태어난다. 이 세계가 새롭게 보이는 것은 우리가 새롭게 태어나기 때문이다. 이 세계에 먼저 와 있었던 것—우리 부모가 미리 보고 경험하고 성취한 모든 것은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우리는 상속한다. 이 모든 것이 한 포대기로 벌거벗은 우리를 감싸 준다. 이 과정에선 모든 결함도 우리에게 이어지고 두 세대를 격리시키는 절벽 양쪽에 엄연히 공존하게 된다. 한없이 아름답고 한없이 비극적인 궁극적으로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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