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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별 헤는 밤 - 윤동주

2013.10.18 02:32

一水去士 Views:9131



낭송: 별 헤는 밤 - 시 윤동주


      별헤는 밤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있읍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헤는 것은
      쉬이 아츰이 오는 까닭이오,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오,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든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푸랑시스 쟘" "라이넬.마리아.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이 멀듯이,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나린 언덕우에
      내 이름자를 써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따는 밤을 새워 우는 버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우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우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게외다.

 

<별 헤는 밤>은 식민지 시대 창씨개명을 소재로 다룬 유일한 작품이다. 윤동주는 일본 유학을 위해 평소동주라는 이름으로 창씨개명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름대로 뜻을 가지고 동경유학을 결심하고 창씨개명을 했지만 강제로 이름을 바꾸지 않을 수 없었던 현실을 생각할 때 그 수치심과 모욕감은 말로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창씨개명을 하고 유학 서류를 접수한 다음 윤동주는 자주 다니던 언덕에 올라 하늘의 별을 바라보면서 옛날에는 저 별 아래 모든 것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똑같은 별 아래서 모든 것, 특히 자신의 존재의 상징과도 같은 이름자마저 빼앗기고 말았다는 모욕감에 젖어 이 시를 쓰게 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고향> 처럼 <별 헤는 밤>에서도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시대적인 어둠과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그것은 식민지 억압이 없는 자유로운 공간으로서의 이상적인 세계의 의미를 지니게 된다.


시대적인 상황은 "나의 별에도 봄이오면"이라는 구절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죽음의 계절인 겨울로 설정되어 있다. 겨울이 모든 식물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듯이 식민지 상황은 나의 별의 모든 것을 박탈하고 죽음의 세계로 화하게 만든다. 겨울로 인해 상실된 것들은 추억, 사랑, 쓸쓸함, 시, 어머니, 어릴 적 동무들, 그리고 이 시에서 여러번 반복되고 있는 이름자이다. 이들은 상실된 것이라는 점에서 하나의 계열체에 속하며 그 기능적 의미를 같이 한다.


별은 현재의 나와 과거의 나를 연결시켜주는 매개체로 작용한다. 별은 옛날처럼 빛나고 있지만 그 별 아래 존재했던 밝고 자유스러운 삶은 존재하지 않는다. 여기서 지상의 "나의 별"과 하늘의 "별", 현재의 삶과 과거의 삶의 기본적인 대립이 성립되며 과거의 삶에 대한 그리움은 단순한 감상의 차원을 넘어 당위적으로 존재해야 하는 밝음의 세계에 대한 그리움의 의미를 지니게 되고 그것의 상실은 수치와 모욕감을 느끼게 한다.


식민지의 수치스럽고 모욕적인 삶은 화자로 하여금 별을 매개로 상실된 것들을 하나 하나 떠올려 보고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는 행위로 나가게 한다. 여기서 화자가 흙으로 썼다가 덮어버린 이름은 창씨개명으로 이제는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된 이름으로 보인다. 그것은 "내 이름자를 써 보고", "이름자 묻힌 언덕", "부끄러운 이름" 등 이름에 대한 특별한 반복과 마지막 연의 "무덤우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우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라는 비유를 통해서 확인된다. 이 비유에서 "이름자 묻힌 언덕"과 "무덤", "흙으로 덮어버린" 이름자와 무덤 속에 묻혀 있는 주검은 등가의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이 비유는 이름의 죽음, 즉 우리 말 이름의 죽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이름을 사용할 수 없는 치욕의 이 시대가 무덤과 같은 죽음의 시대임을 드러내주고 있다.


이 구절이 창씨개명을 의미한다는 것은 그 외에도 이름을 빼앗긴 삶을 벌레와 같은 것으로 비유하고 있는 데서도 드러난다. 이름이란 존재의 상징이다. 이름의 상실은 인간으로서의 죽음, 곧 동물적인 수치스러운 삶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윤동주의 동경 유학 직전에 씌어진 이 시는 윤동주의 동경유학을 위한 창씨개명과 그 수치감을 보여주기도 하며 전체적으로 강압적인 식민지 현실과 그로 인해 빼앗긴 자유스러운 공간으로서의 고향의 대립을 통해 되찾아야 할 이상적인 곳으로서의 고향을 노래하고 있는 시이다.

특히 마지막 연은 계절의 순환과 더불어 겨울이 가고 봄이 오면 죽었던 풀들이 되살아나듯이 국권이 회복될 때 일제에 의해 강제로 빼앗긴 이름자도 자랑스럽게 되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와 소망을 보여주고 있다.


윤동주 시에서 고향은 식민지 현실과 대립되는 상실된 민족적 터전과 그곳에서의 자유스러운 삶을 의미한다. 그것은 현재는 상실되었지만 과거에는 존재했고 앞으로 회복되어야 하는 이상적인 곳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것은 윤동주 자신의 고향으로서의 의미보다는 빼앗긴 조국을 의미하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국권회복에 대한 열망을 드러내준다고 할 수 있다. (위의 詩 해설자: 누구인지 모릅니다)



Webpage editor's Note:

이 시를 남긴후 윤동주는 일본으로 건너가 대학에 입학하였으나, 수상한 조선인으로 의심되어 일본 경찰의 감시를 당하다가 결국은 사상범으로 체포되어 1944년에 2년 징역형으로 투옥되나 원인 모를 이유로 (일본의 인체실험의 대상?) 1945년 2월 (해방되기 6개월전)에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27세의 젊은 나이로 옥사한다.
그의 시신은 비록 간도의 고향으로 돌아가지만, 자유롭게된 봄이 온 고국의 밤하늘의 별을 다시 헤지못한채,  이름자 묻힌 언덕위의 파란 풀을 못본채, 이 젊은 애국시인은 먼 타향에서 외롭게 세상을 떠난다. 
우리 모두가 절실히 느껴야되고, 잊으면 않되는 일제 강점기의 비극이다.
아름답고 애처로운 시를 여기에 올림은 editor의 그런 뜻입니다.

아래에 간단히 그의 약력을 추렸읍니다. 

윤동주는 1917년 12월 30일, 당시 북간도 간도성 화룡현 명동촌(明東村, 지금의 지린 성 옌볜 조선족 자치주 룽징시 지신진)에서 아버지 윤영석과 어머니 김용 사이의 3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본관은 파평으로 간도 이주민 3세였다.
 
19세기 말, 함경도와 평안도 일대에 기근이 심해지자 조선 사람들은 국경을 넘어 간도와 연해주 등으로 이주하기 시작했다. 윤동주의 증조부인 윤재옥도 집안을 이끌고 1886년경 함경도에서 만주로 이주하였다. 윤동주의 증조부인 윤재옥은 함경북도 종서군 동풍면 상장포에 살다가 1886년 북간도 자동으로 이주하였으며 할아버지 윤하현은 밍둥춘으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아버지 윤영석은 1910년 독립지사인 김약연의 누이동생 김용과 결혼하여 명동촌에 정착하게 된다.


1937년 광명중학교 졸업반일 무렵, 상급학교 진학문제를 놓고 부친(의학과 진학 희망)과 갈등하나, 조부의 개입으로 연전 문과 진학을 결정한다. 1938년 2월 17일 광명중학교를 졸업한 후 경성(京城)으로 유학, 그해 4월 연세대학교의 전신인 연희전문학교에 입학하였다. 하숙생활을 하며 그는 저녁밤 하숙집 근처를 산책하며 시상을 떠올리고 시를 짓거나 담론을 하였다.
 
1939년 연희전문 2학년 재학 중 기숙사를 나와 북아현동, 서소문 등지에서 하숙생활을 했다. 이때 그는 친구 라사행과 함께 정지용 등을 방문, 시에 관한 토론을 하며 의견을 주고받았다. 그 해 소년(少年) 지에 시를 발표하며 처음으로 원고료를 받기도 했다.
 
1941년 12월 27일에 연희전문학교 문과를 졸업하였고, 1942년에는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 릿쿄 대학(立教大学) 영문과에 입학하였고, 6개월 후에 중퇴하여 교토 시 도시샤 대학 문학부로 전학하였다. 그러나 그는 불령선인으로 지목되어 일본경찰의 감시를 당하고 있었다.


1943년 7월 14일, 귀향길에 오르기 전 사상범으로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교토의 카모가와 경찰서에 구금되었다. 이듬해 교토 지방 재판소에서 2년형을 언도받고 후쿠오카 형무소에 수감되었다. 1944년 3월 31일 교토지방재판소 제1 형사부 이시이 히라오 재판장 명의로 된 판결문은 징역 2년형을 선고하면서 “윤동주는 어릴 적부터 민족학교 교육을 받고 사상적 문화적으로 심독했으며 친구 감화 등에 의해 대단한 민족의식을 갖고 내선(일본과 조선)의 차별 문제에 대하여 깊은 원망의 뜻을 품고 있었고, 조선 독립의 야망을 실현시키려 하는 망동을 했다.”라고 적혀 있다. 교토지방 재판소에서 송몽규와 함께 치안유지법 제5조 위반죄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뒤 후쿠오카 형무소로 이송되었다.


1945년 2월 16일 오전 3시 36분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사하였다. 간도 용정에 유해가 묻혔다. 당시 그의 나이 27세였다.


1990년 8월 15일 대한민국 건국공로훈장 독립장,  국민훈장을 수여 받고, 1999년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선정 20세기를 빛낸 한국의 예술인으로 지정되었다. (자료 from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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