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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예찬론

정 베드로


  LWV 가든센터(Garden Center)에 토지 사용권을 신청한 지 3년 만에 400sf 농지를 분양받아 몇 주 전부터 텃밭 농사일을 시작했다. 땅파고 심는 텃밭 농사일은 목회 생활 중에도 운동 삼아 정신 휴양 겸 계속 즐겼던 일이라 그리 어설프지 않다. 한국이 오늘날과 같은 선진 공업 국가로 발전하기 전 옛날에는 배운 지식이나 특별한 기술 없는 시골 농민들을 ‘땅 파먹고 사는 사람’들이라고 천시했으며, 농민들은 가난의 한을 씻기 위하여 논밭 팔아 자식들을 대도시로 유학 보내어 입신, 출세시켜 놓았더니 이제는 그들이 은퇴하여 부모들이 땅 파먹고 살던 옛 농토로 귀농하는 아이러니컬한 현상을 보니 농사일이 과연 큰 매력이 있는가 보다.


  본 글 제목을 ‘농사 예찬론’으로 택했음은 생계수단으로서의 전업 농업을 의미함이 아니라 LWV에 살면서 여가 선용이나 운동 차원에서 즐기는 텃밭 가꾸기를 의미하며 필자가 농사를 예찬하는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할 일(소일거리)이 생긴다. : 은퇴자에게 가장 힘든 일 중 하나는 몸은 아직 건장한데 특별히 하는 일 없이 많은 시간을 무료하게 혼자 보내야 한다는 사실이다. 물론 독서, 운동, 만남, 동아리 모임, 여행 등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지만 이와 같은 활동은 작은 일이라도 할 일을 잠시 쉬고 휴식이나 여가선용으로 해야 재미있고 생동감이 있지 아침에 일어나 오늘은 뭐하며 하루 긴 시간을 어떻게 보내나 고심하다가 ‘~~나 해야겠다.’ 하고 나가면 탄력을 잃게 된다. 다시 말해 별 재미가 없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Senior들, 특히 남자들은 은퇴 후에도 밖에 나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나 취미생활을 개발, 준비해 놓지 않으면, 별도리 없이 하루 종일 집안 방구석에 콕 박혀 앉아 방콕시장 노릇하면서 잔소리나 하게 되며 아홉 개의 호박(구박)이 넝쿨째로 떨어져 결국에는 흙수저로 밥

얻어먹는 신세로 전락하고 만다. 남자(바깥주인)란 아침 식사 마친 후 정장하고 일하러 밖으로 나가야 제격이고 Wife나 남이 봐도 멋있고 존경스럽게 보여 금수저로 음식 대접을 받게 된다.


  그러니 ‘해는 져서 어두운데 찾아오는 사람 없고’ ‘아무도 날 찾는 이 없는 외로운 이 산장에 단풍잎만 차곡차곡 떨어져 쌓이는’ LWV 은퇴자들에게 텃밭 농사야말로 ‘딱’이다. 아침 식사 후 일터(밭)에 나가 잠시 농사일 돌보고 집에 돌아오면 기분도 상쾌하고 하루가 떳떳하게 시작된다.


  (2) 육체와 정신건강을 위하여 : 땅 파고 심고 거두는 일은 전신 육체 운동이 된다. 큰 농사야 힘든 일이지만 400sf 정도면 Senior 부부가 유유히 할 수 있는 크기다. 손수 땅 파고 씨 뿌려 자라나고 있는 식물과 대화하며 상큼한 흙냄새 맡으면서 아침저녁 물주는 재미있는 맛은 너무나 좋고 정신을 맑고 편안하게 해준다.


  이 나이에 얼마나 더 먹고 살겠다고 땅 파고 고생하느냐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 번 ‘맛 좀 봐야 한다(?)’


  사람 사는 동안 가장 힘들게 하는 것 중의 하나가 사람 다루는 일이 아닌가 싶다. 아무리 잘해줘도 오해, 미움, 분노, 배신, 거짓, 변덕, 시기, 질투, 다툼 등 끝없이 요동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인데 땅과 식물은 너무나 순수하고 거짓이 없다. 사람이 물 준 만큼 자라고 수고하고 애쓴 만큼 거두게 한다. 그래서 자연과 더불어 사는 농부들이 극심한 생존경쟁 속에 머리싸움을 하며 살아가는 도회지 사람들보다 훨씬 순진하고 건강한 것 같다.


  (3) 유기농(Organic) 식품 : 한문에 ‘다사다반’이란 말이 있다. 즉 일을 많이 하면 먹을 것이 많이 생긴다는 말이다. 몇 주 전 텃밭 일을 시작할 때는 (3)항을 생각 않고 출발했으나 ‘농사 예찬론’을 쓰면서 이 내용을 더하게 됐다.


  오늘날 현대 의학과 약학이 놀라울 만큼 발달했음에도 불구하고 걸렸다 하면 암 병! 물론 암의 발병원인이 여러 가지 복합적이지만 우리가 매일 섭취하는 음식물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상식이다. 한편 소위 유기농(Organic) 채소, 과일이라 하여 2~3배 비싸게 호가하여 소비자의 마음을 부추기고 있으나 문제는 생산과정을 누가 봤느냐는 것이다. 항간에서는 시중에서 팔고 있는 유기농 농산물 중 80~90%가 가짜라고 하니 확실한 것은 내가 직접 심고 거둔 채소는 확실히 유기농이다!


  필자에게는 400sf 텃밭이 좀 작은 듯하나 알프스(Alps) 산에 자리잡고 있는 스위스(Swiss) 주민들이 갈고 있는 손바닥만 한 텃밭에 비하면 이것도 ‘대농’이라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땀방울을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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