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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 (空想)의 가치 (價置)

 

김일홍


공상(空想) 이란 빈 생각이다.


공상을 망상(忘想) 이라고 표현해도 좋으리라. 그래서 보통 말하기를 공상은 가치(價置)가 없는 것이라 말을 하는데 아마도현실과 관련이 없다는 뜻일 것이다.


추운 겨울 날, 창경원 담 밑 양지바른 곳에 누더기를 두르고 굶주림에 떨고 있는 거지가 담 넘어 궁궐의 따스한 방에 비단옷을 휘어 감고 김이 무럭무럭 나는 수라상 앞에 앉아 궁녀들의 시중을 받는 임금이 되어보는 공상이 좋은 예이다.


그런데 꿈은 공상과 유사한 의미를 지니면서 공상과는 상이한 내면이 있다. 꿈은 희망적이며 미래의 성취감에 기대를 건다. 결국 언젠가는 그 꿈이 이루어지리라는 신념 속에 노력하면 꿈은 현실로 다가오는 속성이 있다.


한 때 사람들은 새처럼 하늘을 날기를 꿈꾸었다.


그 꿈이 라이트(Wright) 형제에 의해 1903년 12월 하늘을 나르게 되었다. 꿈이 현실로 온 것이다.


오래전 서울에서 세계 최고의 흥행을 일궈낸 영화 “아바다”를 연출한 제임스 캐머린 감독과의 기자회견에서 어느 기자가


" 영화감독으로서의 궁극적인 꿈이 무엇이냐 ? “ 고 물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제임스 캐머린 감독은 어린 아이들처럼 우주선을 타고 화성에 가는 것이 꿈이라고 말해 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아마도 그 꿈은 언젠가 이루어지리라 생각된다.


꿈이 미래의 희망이라면 공상은 현실에서 이루어 질 수 없는 허황된 망상이라고 말 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공상은 망상으로서 가치가 있는 것일가?


가치(價置)란 여러 가지 어려운 철학적 정의를 떠나서 우리 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을 말한다. 추운 겨울 따스한 옷은 가치가 있는 것이고, 배고픈 아이가 맛있는 음식은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공상은 우리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갖지 못한다.


거지가 임금이 되는 공상을 한들 따스한 방과 수라상이 앞에 나타날 리가 없다. 이러한 의미에서 공상은 가치가 없는 것이라 말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나는 여기서 공상이 어느 정도 우리생활에 도움의 역할을 한다는 명제를 수립하고 자 한다.


거지가 임금이 되는 허황된 공상이지만 거지에게도 순간이나마 즐거움과 만족의 시간이 되었을지 모른다.


전쟁터에서 죽음의 기로에선 한 병사가 호 속에서 총을 부여잡고 고향의 부모님을 만나거나 사랑스러운 아내를 만나는 공상은 순간의 고통을 잊고 얼마나 희망적인 장면일가. 그래서 영화의 기법에서도 그런 공상이 장면을 많이 연출한다.


이같이 공상은 현실과 관련이 없는 것이긴 하지만 힘든 생활을 하는데 가치를 부여한다고 생각이 된다. 그래서 공상은 때에 따라서는 삶의 유익한 역할을 한다고도 볼 수 있다.


공상이란 흔히 자기와 관련하고 있는 일이나 그렇지 않더라도 특별히 좋아하는 일에 대하여 공상을 많이 하게 된다.


나는 고등학교 때에 야구를 한 경험이 있어 야구에 대한 공상을 가끔 했다. 시시한 동네 야구가 아니라 거창한 야구, 전 미국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Major League 의 야구 경기이다.


공상 속에서 나는 어렵게 American League 의 Dodgers 팀의 유니폼을 입고 투수로 그라운드에 나서게 된다. 5 선발로 시작해서 시합마다 승리 투수가 되어 팀의 에이스로 올라선다.


결국 나는 약체의 Dodgers 팀을 아슬아슬하게 American League 의 Pennant Winner로 만든다.


그리고 National League 의 Pennant Winner Yankees 팀과 World Series 7 차전 Game에 나서게 된다. 6차전까지 3승 3패의 동률로 마지막 한 Game에 나는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선다. 나는 구원투수 없이 9회 말까지 역투를 한다.


1 점을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막강한 양키스 타자들을 추풍 낙옆처럼 삼진 아웃시킨다. 9회 말 양키스팀의 마지막 공격, 투 아웃에 만루의 위기를 맞는다. 타자박스엔 양키스의 홈런왕 통산 700 여개 홈런을 날린 4번 타자와 대결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순간에 서 있다. 만루 홈런 한방이면 역전으로 지고 만다.


볼카운트는 투 스트라익 스리 볼, 이제 볼 하나로 Game 이 끝나는 피할 수 없는 정면 승부이다.


나는 혼신의 힘을 다 모아 볼을 던진다.


순간 심판의 “스트라익” 소리와 함께 관중 속에서 “와” 하는 함성이 쏟아진다. 나는 퍼펙트 Game을 연출한 것이다. 그것도 World Series에서 양키스팀과 말이다. 그라운드에 뛰어 나오는 동료선수들의 품속에서 나는 안긴다. 귀신이 탄복할만한 Pitching으로 거함 양키스를 침몰시킨 것이다.


나는 MVP가 된다. 그야말로 전 세계인의 야구 영웅이 된 것이다. 그리고 연봉 계약에서 Joe Dimaggio와 같은 거물급과 맞먹을 정도로 엄청난 돈을 거머쥔다.


공상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10년의 선수 생활을 은퇴하고 엄청난 돈을 가지고 고국으로 금의환향 한다.


고국에서 사회사업가로 변신 아프리카의 아버지 알버트 슈바이처나 빈자의 성녀 마더 테레사와 같은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위하여 봉사활동을 시작한다. 그리고 세계평화에 일조를 했다고 “노벨 평화상”을 받게 된다.


노벨 평화상을 받는 노르웨이에서 나는 세계인들에게 노벨 평화상 수상 소감을 스피치 한다.


“ 전쟁이 없는 세계와 가난과 고통이 없는 세계 속에 정의가 살아 숨쉬는 평화의 세계를 만들기 위해 남은 생을 바치겠다.” 라고 역설을 한다.


너무 어마어마한 공상일가 ?


위에서 필자는 가치가 생활에 도움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정의를 내린바 있다. 내가 생각하기로는 그 정의가 옳다면 공상은 그것의 독특한 가치를 우리 생활에 있어서 존재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공상이 아니면 어떻게 창경원 담 밑에 앉은 거지가 임금이 되어 희열을 느낄 수 있으며, 공상이 아니면 어떻게 내가 Dodgers 팀의 명투수가 되며, 노벨 평화상을 탈 수 있겠는가!


그러나 여기서 한마디 부언해 두고 싶은 것은 공상은 어디까지나 빈 생각이다. 나는 결코 공상을 찬미하거나 장려하는 사람이 아니다.


인간인 이상 공상을 전연 초월할 수는 없지만 공상은 괴롭고 고민하는 생활에서 많이 생기는 것이다. 고민이 많으면 공상도 많을 것이고, 고민이 적으면 공상도 적을 것이다.


공상 속에서 현실을 모면하기를 바라는 것 보다 정의가 꽉 찬 사회, 꿈이 현실로 이루어 질 수 있는 사회, 신뢰와 사랑으로 뭉쳐진 사회가 하루 빨리 이루어지기를 바랄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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