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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2 21:17
속 터진 만두
성밖 인왕산 자락엔 세칸 초가들이 다닥다닥 붙어 가난에 찌든 사람들이 목숨을 이어간다. 이 빈촌 어귀에는 길갓집 툇마루 앞에 찜솥을 걸어놓고 만두를 쪄서 파는 조그만 가게가 있다. 쪄낸 만두는 솥뚜껑 위에 얹어둔다. 만두소를 만들고 만두피를 빚고 손님에게 만두를 파는 일을 혼자서 다 하는 만두가게 주인은 순덕 아지매다. 입동이 지나자 날씨가 제법 싸늘해졌다. 추위에 곱은 손을 솥뚜껑에 붙여 녹이고 가곤 한다.
어느날 순덕 아지매가 부엌에서 만두소와 피를 장만해 나왔더니 얼핏 기억에 솥뚜껑 위에 만두 하나가 없어진 것 같아 남매가 가는 골목길을 따라 올라갔다. 꼬부랑 골목길을 오르는데, 아이들 울음소리가 났다. 흐느끼며 울던 누나가 목이 멘 소리로 말했다. "나는 도둑놈 동생을 둔적없다. 이제부터 나를 누나라고 부르지도 말아라." 예닐곱 살쯤 되는 남동생이 답했다. "누나야,내가 잘못 했다. 다시는 안 그럴게."
담 옆에 몸을 숨긴 순덕 아지매가 남매를 달랠까 하다가 더 무안해 할 것 같아 가게로 내려와 버렸다.
이튿날도 보따리를 든 남매가 골목을 내려와 만두가게 앞에서 걸음을 멈추더니, 누나가 동전 한닢을 툇마루에 놓으며 중얼거렸다. "어제 아주머니가 안 계셔서 외상으로 만두 한 개를 가지고 갔구먼요."
어느날 저녁 나절 보따리를 들고 올라가던 남매가 손을 "얘들아, 속이 터진 만두는 팔 수가 없으니 우리 셋이서 먹자꾸나." 누나가 살짝 미소를 지어 보이며 "고맙습니다만 집에가서 저녁을 먹을래요." 하고는 남동생 손을 끌고 올라가더니 "얻어먹는 버릇들면 진짜 거지가 되는 거야"한다. 어린 동생을 달래는 나지막한 목소리가 찬바람에 실려 내려와 순덕 아지매 귀에 닿았다.
어느날 보따리를 들고 내려가는 남매에게 물었다. "그 보따리는 무엇이며 어디로 가는 거냐?" 누나 되는 여자 아이는 땅만 보고 걸으며
궁금해진 순덕 아지매는 이리저리 물어봐서 그 남매의 집사정을 알아냈다. 얼마 전에 서촌에서 거의 봉사에 가까운 할머니와 어린 남매 세 식구가 이리로 이사와 궁핍속에 산다는 것, 그래도 할머니 바느질 솜씨가 워낙 좋아 종로통 포목점에서 바느질 꺼리를 맡기면, 어린 남매가 타박 타박 걸어서 자하문을 지나 종로통까지 바느질 보따리를 들고 오간다는 것, 남매의 아버지가 죽고 나서 바로 이듬해 어머니도 유복자인 동생을 낳다가 이승을 하직했다는 것이다.
응달진 인왕산 자락 빈촌에 매서운 겨울이 찾아왔다. 남동생이 만두 하나를 훔친 그날 이후로 남매는 여전히 만두가게 앞을 오가지만, "너희 엄마 이름이 봉임이지? 신봉임 맞지?" 어느 날 순덕 아지매가 가게앞을 지나가는 남매에게 묻자 깜짝 놀란 남매가 발걸음을 멈추고 쳐다본다.
"아이고, 봉임이 아들 딸을 이렇게 만나다니, 천지신명님 고맙습니다." 남매를 껴안은 아지매 눈에 눈물이 고였다. "너희 엄마와 나는 어릴 때 둘도 없는 친구였단다. 우리 집은 찢어지게 가난했고 너희 집은 잘 살아 인정 많은 너희 엄마는 우리 집에 쌀도 퍼담아 주고 콩도 한자루씩 갖다 주었었다."
그날 이후 남매는 저녁 나절 올라갈 때는 꼭 만두가게에 들려서 속 터진 만두를 먹고, 순덕 아지매가 싸주는 만두를 들고 할머니께 가져다 드렸다. 순덕 아지매는 관청에 가서 호적부를 뒤져 남매의 죽은 어머니 이름이 신봉임이라는 것을 알아냈고, 그 이후로 만두를 빚을 때는
이 이야기를 하다보니 얘기속에서 또한 추위로 움츠러드는 날씨에 몸과 마음마저도 요즘 코로나를 비롯한 여러가지 일들이 Copied from Naver.com by ISGS, January 2, 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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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로부터 Kakao Talk으로 전해진 한 얘기입니다. 이미 아시는분도 계시겠지요.
옛날에 "우동 한 그릇"이라는 비슷한 얘기를 기억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요.
새해를 맞이하면서 어려웠던 작년을 보내며 이번해는 좀 더 희망을 가지고
만사가 잘되어 나가기를 여러분과 함께 바라는 바 입니다.
부디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한 새해를 여러분들과 함께 빕니다.
Happy New Yea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