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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7 15:40
영화 ‘기생충’을 보고
직업이 없다. 먹고 살기 어렵다.
살아 남기 위해 잘 사는 사람에게 사기를 친다.
그 사기는 무죄다.
잘 사는 기업가의 집에 기생한다
영양가만 빨아 먹는 말 그대로 기생충(parasite)이다.
기생충은 고마움도 모르고 감사도 모른다.
정상적인 사람이 보면 한 마디로 양심없는 파렴치한이다.
봉준호 감독은 지하층에 숨어 사는 하층민, 상층에서 부럽게 사는 CEO 기업인, 극과 극의 모순을 대조시켜 사회 부조리를 부각시켰다. 그래서 못 사는 사람이 사회 부조리를 고발하고 복수한다.
복수는 무계획이 최상의 계획이라고 합리화한다.
그 복수는 정당한 방법이 아니다.
그건 감정의 발산이요, 충동이다.
그 충동은 처참한 살상극으로 끝난다.
결국 기생충이 숙주(Host)를 살인하고서야 막을 내린다.
이 영화는 목적도 없고 비젼도 없고 대안도 없다.
빈익빈 부익부, 오직 부자에 대한 이유 없는 반항 심리가 저변에 깔려 있는 자멸과 공멸을 보여준다.
사기친 기생충들끼리 서로 싸우다가 결국 대형사고를 친 보기 드문 막장 영화다. 인간이 인간을 미워하는 복수의 참극이다.
이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우리는 한참 동안 침묵으로 길을 걸었다. 말문이 막혔다.
이 영화는 한국 영화 역대 매출액 1위,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영화상을 수상하며 아카데미 4관왕을 휩쓸었다.
그런면 이 영화가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
학부모들은 순진한 자녀들이 15세 이하 관람 불가라는 이 영화를 볼까 심히 걱정이 되는 눈치다. 어린이들의 푸른 꿈을 짓밟는 잔인하고 비도덕적인 영화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는 무서운 독설이 숨어 있다.
사기가 정당방위로 인정되는 사회, 기생의 삶이 당연시되는 사회, 불법을 아무렇지 않게 저지르는 도덕 불감증 환자를 평범한 사람으로 받아들이는 사회라는 것이다. 반성이라곤 눈꼽만치도 없다. 그 누구도 거짓말과 사기에 대한 양심의 소리가 없다. 자신과 똑같은 처지에 있는 미술 가정 교사, 가정 도우미와 운전사를 거침없이 모함하여 그 빈자리를 빼앗는 비정한 사람들이다. 잔머리를 자신과 가족만을 위해 굴리는 쥐새끼 같은 짓이다.
우리는 이 영화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못 사는 사람도 열심히 일하면 불합리한 사회를 개선하고 잘 살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는 인간 승리의 감동적인 삶의 스토리가 실종되었다는 점이다.
이 영화가 대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첫째는 10억 이상의 돈을 뿌린 로비 활동이었고 둘째는 영화 제작자들의 의도를 모르고 한국 실정을 모르는 외국인들에게,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정을 도와주고 서로 믿고 의지해 왔던 외부 주변 인물에 대한 경각심을 새삼스럽게 일깨워주는 커다란 경종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외국인에게는 충격적인 현실로 사회 계층의 심각한 분열과 차별을 적나라하게 표면화했다. 또한, 극과 극의 대립 갈등과 대담한 장면들이 관객의 긴장감을 계속 유지시켜준 뛰어난 구성 기법의 결과이다.
결론을 말하면 역설적으로 이 영화는 경제적 불평등으로 기생충의 삶을 살아야 하는 자본주의 사회 현실의 모순을 보여주려는 좌파의 막장 영화가 예상과는 달리 오히려 자본주의 시장 경제의 참다운 가치와 질서를 선망하게 하는 긍정적 계기로 역전시켜 주었다는 이 아이런니한 현상을 착안해야 한다.
이 영화에서 굳이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거짓과 사기를 일삼는 기생충 삶보다는 비록 가난할망정 더욱 성실하고 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가치관 정립을 위한 관객의 혜안이다. 웃기는 막장 영화라고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편하다.
(1/21/2020 고영주)